2023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3>는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 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으로, 전편보다 더 강력한 악당과 스케일이 커진 범죄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한국형 액션 영화입니다. 이상용 감독이 전편에 이어 메가폰을 잡았으며,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의 활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리즈 특유의 통쾌한 정의 구현을 이어갑니다. 특히 이번 3편에서는 신종 마약 유통과 글로벌 범죄 조직을 소재로, 보다 국제적이고 다층적인 범죄 스펙트럼을 담아냄으로써 액션 스릴러로서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전작에 비해 더욱 극대화된 액션과 악당 캐릭터의 위협성, 그리고 유쾌함을 잃지 않는 마석도의 캐릭터성 유지까지, 시리즈 팬들과 대중 모두에게 만족을 준 작품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범죄도시3>의 연출 전략 중 빌런 캐릭터 설계의 진화, 리얼 액션의 시퀀스 구성 방식, 그리고 장르적 클리셰를 활용한 몰입도 유지 전략을 중심으로 분석합니다.
신규 빌런의 설계와 위협의 서사적 진화
범죄도시 시리즈의 핵심은 마동석이라는 압도적 주인공과 이에 맞서는 강력한 빌런의 대립 구조입니다. <범죄도시3>에서는 전작보다 한층 더 위협적인 이중 빌런 구조가 등장하며 극의 긴장감을 배가시킵니다. 메인 빌런으로는 마약 유통 조직의 두목 '주성철(이준혁 분)'이 등장하며, 후반부에는 국제 범죄조직을 배경으로 한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까지 가세하여 이중적인 악의 축을 형성합니다. 이상용 감독은 단순한 폭력성을 넘어, 이들 빌런이 가진 이중적 성격과 배경을 암시적으로 제시하면서 서사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킵니다. 특히 주성철은 극 초반부터 도심 한복판에서 무차별적인 폭행과 살인을 저지르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마석도와의 첫 대면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 냉혈함을 보여줍니다. 감독은 이 캐릭터의 위협을 단순한 물리적 강함이 아닌, 무자비한 계산력과 조직 운영 능력으로 확장시키며, 기존 악역들과는 다른 양상을 구축합니다. 또한 리키는 다국적 범죄조직의 이면을 드러내는 캐릭터로, 전투 능력은 물론 지능적인 범죄 설계까지 겸비하고 있어 마석도의 수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빌런 설계는 단순한 ‘맞서 싸우는 적’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영화의 전반적인 리듬과 전투의 위협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 기여합니다. 감독은 이들의 행동을 통해 마석도 역시 더 발전된 방식으로 대응하게 만들며, 시리즈의 주인공 캐릭터 성장에도 기여하는 설계를 완성합니다.
리얼 액션의 구도 설계와 시퀀스 완성도
범죄도시 시리즈의 또 다른 핵심은 무엇보다 ‘실감 나는 액션’입니다. <범죄도시3>에서는 특히 타격감이 느껴지는 리얼 액션에 초점을 맞추어, 과도한 CG나 와이어 액션 없이도 충분히 몰입도 높은 전투 장면을 연출합니다. 이상용 감독은 이를 위해 마동석 특유의 ‘한 방’ 액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공간과 상대 캐릭터에 따라 액션 시퀀스를 유기적으로 설계했습니다. 초반 마석도가 도심 도로 위에서 차량을 맨손으로 막는 장면은 이 캐릭터의 힘과 위압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후반부 병원, 항구, 공사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공간 특성에 맞춘 카메라 워킹과 편집을 통해 리듬감 있게 구성됩니다. 특히 병원 시퀀스에서는 좁은 복도와 닫히는 문, 유리창 등 주변 환경을 활용한 타격 효과가 두드러지며, 관객은 마치 1인칭 게임처럼 현장감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액션의 리듬도 단순히 빠르기보다는, 타격의 무게감과 반응을 중시해 ‘느리고 강한’ 마석도의 전투 방식을 강조합니다. 반면 빌런 캐릭터는 날렵하고 기술적인 동작을 보여주어, 두 스타일 간의 대조가 극적인 액션 연출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감독은 캐릭터 간의 개성을 액션에서도 유지하도록 연출하며, 단순히 싸우는 장면을 넘어 인물의 성격과 심리를 담은 장면으로 승화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범죄도시3>의 액션은 관객의 쾌감을 자극하는 동시에,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촘촘한 연출로 기능합니다.
장르적 클리셰 활용과 몰입도 유지 전략
<범죄도시3>는 한국형 범죄 액션 장르의 장점을 집약한 작품으로, 이상용 감독은 익숙한 클리셰를 피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 활용하여 대중성과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마석도는 ‘정의로운 괴물 형사’라는 전형적인 캐릭터 설정을 유지하지만, 그 안에서 유머와 인간미를 적절히 섞어 관객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입니다. 특히 전작과 비교해도 훨씬 더 경쾌한 유머가 곳곳에 삽입되어, 긴장된 상황 속에서도 관객이 감정적으로 이완될 수 있는 타이밍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마석도가 범인 검거 후 경찰서에서 농담을 던지거나, 후배 형사들과의 유쾌한 대화는 영화의 전반적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이상용 감독은 전개 구조를 명확하게 설계해 초중후반부의 리듬을 구분하고, 사건의 전개와 해결 과정이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하도록 구성했습니다. 중간에 등장하는 반전 요소와 이중 빌런의 활용은 이야기 전개에 예측불가성을 더하면서도, 관객이 ‘결말은 알지만 그 과정이 흥미롭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이러한 연출 전략은 장르적 클리셰의 반복이 아닌, 클리셰를 강화된 몰입 장치로 승화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결국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합니다. 결과적으로 <범죄도시3>는 장르의 틀 안에서 효과적인 관습 활용을 통해 작품성과 오락성을 동시에 잡은 사례로 평가됩니다.
<범죄도시3>는 마동석의 캐릭터성과 강력한 빌런, 실감나는 액션, 그리고 완성도 높은 장르 연출이 어우러져 시리즈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 작품입니다. 이상용 감독은 전작의 성공 요소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위협과 스케일을 더해, 한국 범죄 액션 영화의 지속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해냈습니다.